393 천사들의 죄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은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선택이 지닌 돌이킬 수 없는 특성 때문이다.
“사람이 죽은 뒤에는 참회가 없는 것처럼,
그들도 타락한 뒤에는 참회가 없다.”
394 예수님께서
“처음부터 살인자”(요한 8,44)라고 부르셨던 자,
아버지께 받은 사명을 포기하도록
예수님까지도 유혹한 악마의 해로운 영향을
성경은 증언한다.
그러나 “악마가 저질러 놓은 일을 파멸시키려고
하느님의 아들이 나타나셨던 것이다”(1요한 3,8).
악마가 저지른 일 가운데 가장 중대한 것은
바로 인간을 하느님께 불순명하도록
거짓말로 유혹한 것이었다.
395 그러나 사탄의 힘은 무한하지 못하다.
그는 다만 하나의 피조물일 뿐이다.
그는 순수한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강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는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막지 못한다.
사탄은 하느님을 거슬러 예수 그리스도 안의
하느님 나라를 증오하면서 세상에서 활동한다.
인간과 사회에 영적으로
또 간접적으로는 물질적인 것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이러한 활동은
인간과 세계의 역사를 힘차고도 부드럽게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섭리가 허락하신 일이다.
이러한 악마의 활동에 대한 하느님의 허락은
하나의 커다란 신비이지만,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로마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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