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십자가-땅

나.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우리의 모범이신 마리아님

chamhappy_nanumi 2005. 12. 5. 14:14
나.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우리의 모범이신 마리아님
 마리아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시어 이 세상에 낳아주셨으며 
어머니로서의 사명을 끝까지 충실히 이행하셨습니다. 
 첫 사람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음으로 하늘과 땅이 아득히 멀어지게 되어 
아무도 오를 수 없었던 그 하늘에 마리아님께서 올림을 받으시어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시었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똑같이 하느님 앞에 먼지와도 같은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이셨던 분이십니다.
 그러나 그분은 자신을 내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대로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를 잘 사용하여 하느님 아버지의 눈에 띄게 되었고,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죽게 된 사람을 대신하여 속죄의 희생 제물이 되기 위하여 
친히 이 세상에 내려오실 때에 당신의 거처로 삼으시고 
당신의 수난 공로를 미리 입게 하시어 원죄에 물듦이 없이 잉태되게 하시고 
당신의 몸을 타고 하늘나라로 오르는 첫 사람이 되게 하여주신 것입니다. 
 그분은 당신의 처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계셨기에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온 백성이나를 복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해주신 덕분입니다.
    주님은 거룩하신 분
    주님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대대로 자비를 베푸십니다."(루가 1, 46∼50) 하고 노래하셨던 것입니다.
 마리아님께서 하늘에 오르시어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신 것은 
절대로 그분이 능력이 있어서나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의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마리아님에게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을 해주신 것은 
오로지 "우리 모두를 위해서"입니다.
 우리에게 마리아님과 똑같은 은총을 베풀어주시기 위해서 태초부터 예언하시고 준비시키시고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이 세상에 나게 하셨으며, 
처녀의 몸으로 당신의 아들을 잉태하여 낳게 하시고, 
하느님의 뜻에 충실한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게 하시고, 
그 아들의 죽음을 지켜보게 하시고, 마침내는 육신을 지닌 채로 하늘에 오르게 하시어 
하늘나라 모후의 관을 쓰게 하셨으며, 계속해서 
여러 나라에 많은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시어 그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순수한 영이십니다. 
순수한 영이신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데는 다른 사람이 절대로 개입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마리아님과 같이 영이신 하느님과 하나가 되어 
그로 인해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님을 잉태하고 낳아서 
세상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어주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 안에 잉태된 예수 그리스도님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행위"를 통해서 자신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닮은 완전한 사람"으로 완성되어 가며, 
마침내 전능하신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신 
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님의 힘으로 하늘에 불려 올림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마리아님께서 우리보다 앞서서 하신 그대로입니다. 
다만 우리와 그분이 다른 것은 하나밖에 없는데 
그분은 아무의 강박이나 가르침을 듣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평생 동안 한 번도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지 않았고, 
우리는 그분께서 우리에게 낳아 주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자유 의지를 그분의 뜻에 맞추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자비하심이나 
우리에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은 똑같습니다. 
 그 말은 그분이 받은 상급이나 우리가 앞으로 받을 상급이 똑같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얻으려고 이른 아침에 나갔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품삯을 돈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고 그들을 포도원으로 보냈다. 
아홉 시쯤에 다시 나가서 장터에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당신들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시오. 그러면 일한 만큼 품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니 
그들도 일하러 갔다. 주인은 열 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에 다시 나가 보니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어서 
"왜 당신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빈둥거리며 서 있기만 하오?" 하고 물었다. 
그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주인은 "당신들도 내 포도원으로 가서 일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날이 저물자 포도원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차례로 품삯을 치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다. 
그런데 맨 처음부터 일한 사람들은 품삯을 더 많이 받으려니 했지만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 밖에 받지 못하였다. 그들은 돈을 받아 들고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막판에 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저 사람들을 
온종일 뙤약볕 밑에서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십니까?" 하고 따졌다. 
그러자 주인은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보고 "내가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나와 품삯을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지 않았소? 당신의 품삯이나 가지고 가시오. 
나는 이 마지막 사람에게도 당신에게 준 만큼의 삯을 주기로 한 것이오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잘못이란 말이오? 
내 후한 처사가 비위에 거슬린단 말이오?"하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마태오20,1∼16

 이 이야기는 나에게 있어서 희망적인 아주 기쁜 소식입니다. 
마리아님은 그 포도밭에 첫 번째로 불림을 받으신 분이십니다. 
 마리아님은 첫 번째로 불림을 받았기 때문에 결혼하기 전에 처녀로 잉태하여 
돌에 맞아 죽을 위험을 겪었고, 목수인 요셉의 아내로서 가난한 처지였기에 
아기를 낳을 여관방을 얻지 못하여 성밖에 있는 외양간에서 아기를 낳아 
소 여물통에 넣어야 했고, 그 아기가 "세상 왕의 적"이 될지도 모르기에 
죽이려고 하는 칼을 피해 낯선 이국 땅으로 피난을 가야 했고, 
아들을 잃고 사흘 낮 밤을 헤맨 끝에 찾은 아들에게서(그가 하느님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왜 나를 찾으셨습니까? 나는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할 줄을 모르셨습니까?" 하는 
무정한 말을 들어야 했고, 아들이 집을 나가 미쳤다는 소문이 들려 
천신만고 끝에 찾은 아들에게서 "누가 내 어머니이고 형제들이냐? 
바로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고 형제들이다." 하는 엉뚱한 소리를 들어야만 했고, 
마침내는 아들이 "하느님을 모독한 죄인"이 되어 사형 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으며 그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아야 했고, 
죽어 가는 아들이 못박혀 있는 십자가 밑에서 아들의 죽음의 고통을 함께 겪어야 했고, 
마지막에는 그 아들의 시체를 품에 안고 통곡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뒤늦게 포도원으로 부르시어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일을 해도 처음부터 뙤약볕 속에서 힘겹게 일 한 사람들과 똑같이 
"하늘나라 전체"를 다 주시겠다고 말씀하시고 계시니 이는 큰 횡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불평을 합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일을 한 사람들이 불평을 할 처지인데 그와 반대로 
뒤늦게 "온전한 품삯을 줄 테니 와서 잠깐 동안만 일을 하라"는 
부르심에 대하여 불평을 하는 사람이 많으니 이 어찌된 일입니까?  
 여기서 잠깐, "포도밭에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포도원 주인이 일꾼들을 구하러 장터로 나갔는데 거기에서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에게 "포도밭에 가서 일을 하라" 고 했습니다. 
그러면 한 데나리온씩의 품삯을 주겠다고.....
 "장터"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육신(의식주)에 필요한 온갖 물건들을 사고 파는 곳입니다. 
장터에서는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이나 다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물건"이나 "돈"을... 그러나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은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물건"이 있었다면 앉아서 장사를 했을 터이고 
"돈"이 있었다면 물건을 사서 집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손에는 아무 것도 들려있지 않았고, 그들은 서 있었습니다. 
 포도원 주인은 무엇인가를 가지고 앉아 있는 사람이나 
무엇인가를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을 포도밭으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빈손으로 서 있는 사람들"을 부르셨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여 이 세상에 낳아주시고 
하늘에 불림을 받으시어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신 "마리아님"처럼 
하늘나라에 오르도록 부르심을 받으려면 
"마리아님처럼 빈손으로 서 있어야만" 합니다......
 그 시기가 이른 아침이든, 아홉 시든, 열 두 시든, 오후 세 시든, 
오후 다섯 시든 그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분은 언제나 장터로 나오시어 "빈손으로 할 일 없이 서 있는 사람"을 
일꾼으로 부르시려 나오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십니다. "당신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시오. 
그러면 일한 만큼 품삯을 주겠소" 하고 말입니다.
 그분께서 셈하시는 "일한 만큼의 품삯"은 
유한한 육신을 지니고 있는 사람의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한도 끝도 없이 크신 무한하신 당신의 기준에 의한 것입니다. 
 그분은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다.
  나의 길은 너희 길과 같지 않다." 야훼의 말씀이시다.
   "하늘이 땅에서 아득하듯 나의 길은 너희 길보다 높다.
  나의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다."      이사야 55, 6∼9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한 처녀 마리아님은 
다시 살아나게 될 세상 모든 사람들의 모범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에게 주어진 자유 의지를 잘 사용하여 
"깨끗한 태초의 땅인 상태"가 되어 하느님을 잉태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다면 
나도 그분처럼 자유의지를 잘 사용하여 그분처럼 되면 되는 것입니다. 
 "나"도 그분과 같이 "태초의 땅처럼 깨끗하게 되어" 
말씀이신 하느님의 아들을 내 안에 잉태하여 
그분으로 인해 영원한 고향인 하늘나라로 올라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도 "처녀의 몸으로 말씀이신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여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마리아님처럼 되기 위하여", 
일개 보잘것없는 당신의 피조물인 인간 마리아님을 하늘의 천사보다도 더 높이, 
더 영광스럽게 해주신 "말씀이신 하느님"께로 향하여 가까이 나아가 봅시다! 
나는 지금 손에 무엇을 들고 있는지...
나는 과연 그 주인을 기다리고 서 있는 사람인지....
그 포도원에서 땀흘려 일을 잘하고 있는 사람인지.....
영원한 상급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대열에 들어 있는 사람인지 그렇지 못한 사람인지.....
자신의 위치를 점검해보는 그런 하루 되시기를 바라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