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 예수님께서는
‘기름부음받은 분’ 곧 그리스도이시다.
성령께서 그분에게 ‘부어지셨기’ 때문이며,
강생에서부터 그분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이러한 성령의 충만함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리스도께서 영광을 받으셨을 때
이번에는 그리스도께서 성부 곁에서,
당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성령을 보내실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영광을,
곧 당신을 영광스럽게 하는 성령을 그들에게 주신다.
그리하여 이 공동 파견이
성부께서 성자의 신비체 안에서 자녀로 삼으신
그들 안에 펼쳐질 것이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성령의 사명은
그들을 그리스도와 결합시키고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게 하는 일이다.
"기름부음이라는 개념은
……성자와 성령 사이에 아무런 거리가 없음을 암시합니다.
사실 피부와 기름부음 사이에
이성적으로나 감각적으로 아무런 매개물을 인정할 수 없듯이,
성자와 성령의 접촉도 직접적입니다.
따라서 신앙으로 성자와 접촉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반드시 기름과 접촉해야 합니다.
사실 성령께서 감싸지 않는 부분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성자를 주님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고백은,
신앙을 통하여 모이는 사람들에게
어디서나 다가오시는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니사의 성 그레고리오, <성령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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