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4 예수님은
새로운 창조를 개시하는 새 아담이시기 때문에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 잉태되셨다.
“첫째 인간은 흙으로 만들어진 땅의 존재이지만
둘째 인간은 하늘에서 왔습니다”(1고린 15,47).
그리스도의 인성은
그 잉태 때부터 성령으로 충만했는데,
그것은 하느님께서 그에게
“아낌없이 성령을 주시기”(요한 3,34) 때문이다.
구원받은 인류의 머리이신 분의 ‘충만함’에서
“우리는 모두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요한 1,16).
505 새 아담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동정 잉태를 통하여,
신앙으로 성령 안에서 입양된 자녀들의
새로운 탄생을 개시하신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가 1,34)
하느님 생명에 참여하는 것은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요한 1,13).
이러한 생명은 전적으로 성령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것이므로,
이 생명을 받아들임은 동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인간이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혼인적 소명은
마리아의 동정 모성 안에서 완벽하게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