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죄가 인류에게 미치는 결과
402 모든 사람은 아담의 죄에 연관된다.
바오로 사도는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이 되었다.”(로마 5,19)고 말한다.
“한 사람이 죄를 지어 이 세상에 죄가 들어왔고
죄는 또한 죽음을 불러들인 것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죽음이 온 인류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로마 5,12).
죄와 죽음의 보편성에 대비시켜
사도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의 보편성을 내세운다.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이 된 것과는 달리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로마 5,19).
403 바오로 사도의 뒤를 이어 교회는,
인간을 짓누르는 엄청난 비참이나
죄와 죽음으로 기울어지는 인간의 경향을
아담의 범죄 사실과 분리해서 이해할 수 없으며,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영혼의 죽음’인 죄에 물들어,
죄가 우리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과도
분리해서 이해할 수 없다고 항상 가르쳐 왔다.
신앙의 이 확신으로 교회는,
인격적으로 아직 죄를 범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도
죄의 사함을 위한 세례를 주는 것이다.
404 어떻게 아담의 죄가 그 후손들의 죄가 될 수 있는가?
모든 인류는 “마치 한 사람의 한 몸과 같이”
아담 안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류의 단일성’으로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의 의로움과 연관되듯이 아담의 죄와 연관된다.
그러나 원죄의 전달은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하나의 신비이다.
아담이 원초적 거룩함과 의로움을
자기 자신만을 위하여 받은 것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하여 받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계시를 통하여 알고 있다.
아담과 하와가
유혹자에게 굴복함으로써 지은 죄는 개인의 죄이지만,
그 죄가 타락한 상태로 전달될 인간 본성에 영향을 미쳤다.
이 죄는 인간 번식을 통하여,
곧 원초적인 거룩함과 의로움을 상실한
인간 본성의 전달을 통하여 모든 인류에게 전해질 것이다.
이 때문에 원죄를 유비적으로 ‘죄’라고 부르는 것이다.
원죄는 ‘범한’ 죄가 아니라 ‘짊어진’ 죄이며,
행위가 아니라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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