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리서
29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과 이토록 친밀한 생명의 결합"을 종종 망각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심지어 명백하게 거부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태도들은 매우 다양한 근원에서 비롯될 수 있다. 곧 세상의 불행에 대한 반발, 종교적인 무지나 무관심, 현세와 재물에 대한 근심, 신앙인들의 좋지 못한 표양, 종교에 대한 적대적 사조, 그리고 끝으로, 하느님이 두려워 몸을 숨기며, 그분의 부름을 듣고 달아나는, 죄인인 인간의 태도 등이다. 오랫 동안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생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부모가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건 믿지않는 사람이건 아이들은 한결같이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길에 성당에라도 갈라치면 성당이라고는 생전 처음으로 간 아이들도 어찌나 좋아하고 행복해 하던지요... 어떤 아이는 집에 가서 부모에게 식사 시간마다 기도를 하자고 하도 졸라대어 결국에는 부모가 다 성당으로 나와 영세를 하기도 했답니다... 그분으로 인해 숨을 쉬는 사람이 어린 아이일 때는 몸과 마음이 다 그분께로 향해 있기 마련인데, 점점 커가면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며 그분은 자신 안에 점 점 더 깊숙히 꽁꽁 숨겨 놓고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처럼 살게 되지요... 자신의 망각으로, 자신의 거부로 그분을 잃고는 실생활 안에서 안정을 찾지 못하게 되면 곧바로 그분을 원망하고, 불평을 토로하면서요...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우리의 모든 것을 주관하고 계시는 그분과 온전히 하나 된 삶을 살고 계시나요? 아니면, 그분이 어디에 계신지 모르는 삶을 살고 계시나요? 우리 모두가 "그분께로부터 빛을 받고 나와 자신을 몸 안에 담고 있는 어머니에게 빛을 주고 있는 태아"처럼 우리 안에 있는 빛을 되찾아 우리가 만나는 이웃들에게 전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당신의 숨과 혼으로 어머니 뱃속에 생기게 해 주시고 당신의 살과 피 전체를 내어 주시어 살게 하시는 그분 안에서 오늘도 참으로 행복한 하루되시고, 자신 안에 숨겨진 빛을 발할 수 있는 삶이 되시기를 바라오며,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첫새벽 인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