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3 <제6처 십자가의 길에서 인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다.>
<제6처 십자가의 길에서 인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예수 그리스도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전 인류를 죽음의 세력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속죄의 희생 제물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중에 베로니카라는 한 여인을 만났는데, 그 여인은 가까이 오는 것을 막는 병사들을 헤치고 용감하게 예수님께로 나아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렸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베로니카의 수건에 '피와 땀이 범벅이 된 당신의 얼굴'을 박아주셨습니다.
“독신 성소 안에 있는 사람”이든 “결혼 성소 안에 있는 사람”이든 누구나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이 길에서 “인간적인 사랑에 얽매일 수 없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하느님의 아들이 되기 위하여 자신의 죄를 슬퍼하며 예수 그리스도님을 따라 가는 사람”이라면 결단코 그런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예수 그리스도님처럼 앞으로 걸어가는 일을 멈추지 않고 분연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일이 당장에는 매정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길을 끝까지 다 걸어가 신랑이신 예수그리스도님을 맞이하여 참 사람이 된 후에는 서로에게 참으로 유익한 일이었음을 알게 되겠지요...
오! 사랑하올 주님!
이 길은 제가 땅의 것을 차지하여
짐승처럼 됨으로 죽게 된
모든 죄악을 기워 갚으려고
들어 온 길입니다.
제가 십자가를 지면서부터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배우자나 동료, 위아래 모든 사람들)은 제 안의 온갖 더러움을 없애도록 제 살과 피 모두를 내어주라고 제게 주신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제게 위로보다는 뼈를 깎는 아픔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왜 저를 혼란시키시는 겁니까?
이제 어느 정도
제 살과 피를 내어주는데 익숙해지고
받아들일 각오도 되어있는 것 같았는데,
전혀 생각지도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무엇도 바라지 않고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어놓으며 저에게
사랑을 보이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제가 이 길로 들어서지 않았다면
그보다 더 큰 즐거움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 사랑을 받아줄 수도
보답해 줄 수도 없는 처지이기에
혼란과 고통만이 있을 뿐입니다.
다만 저는 그에게,
지금은 인간적인 그 어떤 사랑도
받아줄 수가 없다는 것과 죄인이기에
뼈를 깎는 고통 중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밖에 달리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제게 너무나도 큰 아픔일 뿐입니다...
주님!
제가 이곳에 오기 전에 어찌
이런 고통을 겪으리라고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정말 두렵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이렇게나 힘이든 데,
앞으로 또 어떤 고통이 제게 닥쳐 올 지
그저 두렵기까지 합니다...
제가 대관절 무엇이온데,
제가 대관절 무엇을 보여 주었기에
저 사람은 제게 그렇게까지
저돌적으로 다가 오는 것일까요?
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저 사람에게
저는 다만 고통 받는 모습만을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무 것도 보답해 줄 것이 없는데 말씀입니다...
주님! 사랑하올 주님!
부모 형제도 버리라고 하신 주님께서
왜 제게 이런 사람까지 보내 주시는 것입니까?
정말 너무나도 힘이 듭니다...
이곳으로 들어오기 전에
당신의 뒤를 따르기 위해 제가
가슴 아프게 떼어버린 사람들도 있는데,
왜 또 저를 흔들어 놓으시는 것입니까?
아직은 그저 혼란과
고통만 가득하지만 주님!
제게도 그 사람에게도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이
결코 당신 앞에서
헛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