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행복 나눔터님들께 보내는 2011년 세 번째 편지
참행복 나눔터님들께 보내는 2011년 세 번째 편지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이제 복역 기간이 끝나고 죗값이 치러졌으며,
자기의 모든 죄악에 대하여 주님 손에서 갑절의 벌을 받았다고 외쳐라.
(대림 제2주일 제1독서 중에서)
[삼 주 만에 온 성지원 8월 11일생 9월 1일 입소]
전례력으로 새로운 해가 시작되어 어느새 대림 제2주일을 맞이하였네요...
2011년 한 해 마무리는 잘 하셨나요?
앞으로 우리 앞에 펼쳐질 새해에 주님께서 은총 풍성하게 내리시어
울님들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다 잘 되시기를 비오며
참행복 나눔터님들께 새해 첫 인사 올립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첫번째 편지를 보내 드리고
오늘 대림 둘째 주일이 되어서야 세번째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편지를 보내 드리고, 열심히, 열심히 공부를 해서
사회 복지사 한 학기 공부가 어제 드디어 끝이 났답니다....
2003년 시월에 삼항으로 이사를 가면서부터 시작하여 작년 시월까지 꼭 칠년 동안을
사람들이 살지 않는 거칠고도 캄캄한 것만같은 그 속(광야)을 거쳐 나오고서
지난 한 해를 살아 오면서 이제야 조금씩 눈이 떠지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제게로 조금씩 다가옴이 온 몸으로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제가 그리도 원하던 아이들이 이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미리 예약을 하여
삼 주 만에, 또 두 달 보름만에, 한 달 만에
9월부터 시작하여 세 명의 아이가 제게로 왔습니다...
집에서 웃지 않던 아이가 제게로 와서 웃습니다.
세상에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아름다움을 뽐내며 웃습니다...
삼 주 만에 온 지원이도... 두달 보름 만에 온 단비도... 한 달 만에 온 희진이도...
[두 달 반 만에 온 고단비 8월 16일생 11월 1일 입소]
이 세상 그 어느 것이 이 아이들보다 더 가치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 세상 그 어떤 일이 이 아이들을 안고 젖을 먹이고, 더러움을 닦아 주고,
기저귀를 갈아 주는 일보다 더 귀하겠습니까?
세상이 참으로 많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의식도, 사고방식도, 생활 방식도 많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근원이나 가치나 해야 할 도리는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를 내보입니다.
자기를 만지는 그 손길에서도, 자기를 안는 그 가슴에서도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해 내며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좋고 나쁜 에너지의 깊이까지도 느껴
즉시 반응을 보인답니다...
울거나... 웃거나.....
아이를 만지며 귀찮아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도
그대로 아이의 온 몸과 마음에 쏙쏙 들어 가 차서
한 사람의 미래를 만들게 되지요...
만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거나 미워하는 사람이 되거나...
세상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거나 거부하는 사람이 되거나...
그리고, 마지막 날에
그 마음을 가지고 자기를 내신 그분 앞으로 불려 올라가게 되겠지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는 우리 옛속담이
아이들을 보면서, 또 세상에 살아 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얼마나 중요하고도 의미가 깊은 말인지 알기에
더 어린 아이일 때 조금이라도 더 사랑의 맛을 볼 수 있게 하려고
어린 아이일수록 더 많이 안아주고, 어르고 달래야 하기에
아침이면 온 몸이 아프고 쑤시지만,
저는 이 일을 기쁘게 하고 있습니다...
[한 달 만에 온 주희진 10월 27일생 11월 28일 입소]
이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이 세상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를
온 몸으로 느끼며 살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편안한 쉼터가 필요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 편히 쉴 수 있고, 사랑의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습니다...
첫번째 편지에서 말씀드렸던 회비에 제가 가지고 있던 것과
두 오라버니와 다른 한 분께서 보태주신 것을 합하여 삼항집을 마련하였었는데,
2006년에 이곳으로 이사를 왔지만 그리도 팔리지 않았던 집이 작년에 팔리긴 했지만,
처음부터 그리도 속을 썩이더니 결국 손해를 보며 팔았는데,
그 집을 팔아 이곳에 산 집은 일년 만에 많이 올라
삼항집으로 인해 손해 본 것을 벌써 다 만회하였답니다.
우리가 스스로 어찌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눈도 안보이게 웃는 현희 도미나]
오늘 독서에서는 "이제 복역 기간이 끝나고 죗값이 치러졌으며,
자기의 모든 죄악에 대하여 주님 손에서 갑절의 벌을 받았다고 외쳐라." 라고,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말씀하십니다...
당신께서 소중히 여기시는 아이 하나 하나를 제게 보내 주시는 주님께서
이제 복역기간이 끝났음을 제게 알려주셨으니,
주님께서 보여 주시는대로
그분께서 원하시는 일을 성심을 다해 할 것입니다...
마귀가 들끓는 광야인 죽음의 골짜기를 거쳐
짐승처럼 죽게 된 보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만나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편지를 쓰면서
참행복 도표를 다시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상교회"부분의 색깔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세례성사로 인하여 예수 그리스도님의 피로 깨끗하여진 사람들로부터
사랑으로 하느님과, 또는 다른 사람과 결합하여 어버이가 되는
혼인과 성품성사에 이르는 사람들의 색을 바꾸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어떠세요? 좀 마음에 드시나요?
또, 얼마만큼 이 도표를 이해하고 계시나요?
제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되기 위해
세상 모든 것을 버리기로 작정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제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다 제 것이 아니지요...
그것을 제게 맡겨 주신 그분께서 저를 통하여 하시고자 하시는 일은 오로지
단 한 사람에게라도 당신께서 이미 태초부터 마련해 놓으신
당신의 몸을 통하여 아버지께서 계신 하늘나라로 오르는 "참행복의 길"로
나아 가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2006년에 어린이집을 시작하려고 큰오라버니께 빌리고 융자를 얻어 산 어린이집과,
작년에 삼항집을 팔아 살림을 하려고 열 네 평짜리 집을 하나 샀는데,
어머니를 다시 모시게 되어 집이 너무 작아 그 집을 전세 놓고
다른 돈을 보태어 산 23평짜리를 합하여 졸지에 집이 세 채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이리 저리 빚을 다 청산하고 난다해도
현 시세로 1억이 넘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다 주님께서 이사람 저사람을 동원하여 당신께서 쓰시려고 마련하신 것이니
다 그분의 것입니다...
거기에 제가 첫번째 편지를 보내 드리고 나서
두 사람이 보낸 것이 포함이 되어 있답니다....
저는 다만 가브리엘 천사를 만나 주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 말씀하신 성모마리아님처럼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 지소서!" 라고 말씀드리며
주님께서 보여 주시는 대로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고자 할 뿐입니다...
2011년 12월 4일 대림 제 2주일에
참행복 나눔 터 박미라 도미질라 올림
WAB 122, Steiermarker (1850)